나무이야기

금송

소나무^^ 2016. 3. 2. 16:14

일본 원산인 금송을 이야기할 때 빠뜨린 게 있습니다. 금송을 조상들이 일찍부터 접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백제 25대 무령왕은 501년 왕위에 올랐습니다. 고구려를 치고 말갈을 막는 등 눈부시게 활약하던 동북아시아의 강자 무령왕은 523년 붕어를 합니다. 
왕비와 합장된 무령왕릉은 71년 7월 7일부터 10월 28일까지 발굴됩니다. 당시 무령왕릉은 전혀 도굴되지 않고 원형 그대로여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무령왕의 관이 어떤 나무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했습니다. 
경북대 박상진 교수가 연구한 결과, 일본산 금송과 삼나무로 밝혀졌습니다. 백제가 일본의 야마토(大和) 정권과 긴밀하게 관계를 맺었음을 알려주는 근겁니다. 널로 쓸 최고급 목재를 베어 배로 바다 건너까지 갖고 온 것으로 미루어 무령왕과 백제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19호에서 잠깐 말씀드린 일본 국보 1호 ‘코류지(廣隆寺) 목조 반가사유상’에 이야깁니다. 코류지는 603년에 일본 소토쿠(聖德) 태자가 세운 절입니다. <일본서기>에 따르면, 11월 그믐에 태자가 “내게 존불이 있는데 누가 모시겠느냐”고 물었고 하타카와카스(秦河勝)가 “신이 모시겠습니다”며 불상을 받아가 코류지를 지었다고 합니다. 
이 불상이 바로 목조 반가사유상인데, 일본의 초기 반가사유상이 모두 노송나무(ひのき·편백의 일종)로 된 반면 코류지의 것만은 적송(赤松)으로 돼 있답니다. 적송은 일본서도 나지만 주로 우리나라의 산출이 많았다는 점에서 백제나 신라에서 건너간 것으로 학자들은 봅니다. 
역사학계에서는 여기 하타(秦)씨족을 신라계통 도래인(渡來人·바다를 건너온 사람)으로 인정합니다. 덧붙여 신라에서 만든 우리나라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상과 일본 국보1호가 아주 많이 닮았다는 점을 들어 신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이처럼 고대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문화의 흐름이 어떠했는지를, 이처럼 나무를 통해 더듬어 보는 것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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